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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WEEKLY BRIEFING] 네팔은 이미 기후가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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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OONG VENTURES' BI-WEEKLY BRIEFING

네팔은 이미 기후가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Plus, 발전 5사 통합이 재생에너지 투자의 상대를 바꿀까요. 그리고 제주에서 다섯 번째 서밋이 열립니다.

안녕하세요. 소풍벤처스 리서치 펠로우 박윤중입니다. 기후자본과 임팩트투자의 주요 이슈를 소풍벤처스의 시각으로 짚어드립니다.

이번 호 한눈에 보기

THE BIG STORY · 네팔. 8월 26일 네팔 북부 랑탕 리룽 봉 일대에서 빙하를 포함한 사면이 무너졌고, 토석류는 100킬로미터를 달렸습니다. 같은 수계에서 2025년에도 홍수가 났고, 발전소들은 2021년부터 해마다 부서졌습니다. 피해 현장에는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하고 국제금융공사가 금융을 주선한 216MW 어퍼트리슐리-1이 있습니다. 이 사업에는 기후위험평가가 있었습니다. 그 평가가 가려냈던 위험과 실제 피해를 만든 복합위험 사이의 간극이 이번 호의 질문입니다. 우리는 어떤 기후 환경 속에 살고 있을까요, 그리고 무엇이 자산의 생존을 정할까요.

ALSO · 발전 5사 통합, 재생에너지 투자의 상대가 바뀔까요. 발전 5사를 하나로 합치는 추진방안이 의결됐고, 산업용 전기요금을 11개 지역으로 나누는 설계안이 공개됐습니다. 통합 법인의 재생에너지 투자 예산과 민간 공동개발 기회, 그리고 계약시장이 기업 PPA와 어떻게 병존하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ALSO · 제주에서 다섯 번째 서밋. 기후테크 스타트업 서밋이 9월 10일부터 사흘간 제주에서 열립니다. 올해로 5년차를 맞는 서밋의 주제는 "기후는 AI로, AI는 전력으로 움직인다"입니다.

THE AI LENS · 1.5도 이후의 AI. 유엔환경계획은 기후대응 목표인 1.5도 임계점 초과가 임박했고 초과의 크기와 기간에 따라 위험이 커진다고 발표했습니다. 감축을 계속하면서 적응과 탄소제거를 함께 키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 THE BIG STORY — 재난이 일상이 되는 날

USGS/NASA Landsat 9 (public domain)

8월 26일 무너진 것은 산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산에 대해 안다고 믿었던 것일까요. 네팔 라수와의 참사를 홍수라고 부르면 절반만 맞습니다. 랑탕 리룽 봉 일대에서 빙하를 포함한 대규모 사면이 무너졌고, 얼음과 바위와 퇴적물이 한꺼번에 토석류가 되어 약 100킬로미터를 달려 내려갔다는 것이 미국지질조사국의 잠정 분석입니다. 최초 붕괴가 정확히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흔히 말하는 빙하호 붕괴는 아니었습니다. 네팔은 그동안 위험한 빙하호를 찾아 감시하는 데 역량을 쏟았는데, 이번에는 호수가 아니라 빙하와 기반암 자체가 무너졌습니다. 감시하던 위험과 실제로 온 위험이 달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9월 4일 기준 사망자는 1,250명을 넘었고 실종자 수색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네팔 실종자 가운데 900명 넘는 사람이 수력발전 현장 노동자였습니다. 유엔개발계획 집계로 가동 중이던 수력 11곳과 태양광 1곳, 합계 431.1MW가 멈췄고 건설 중이던 15개 사업 470MW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 안에 어퍼트리슐리-1(UT-1)이 있습니다. 카트만두 북쪽 트리슐리 강 상류에 짓고 있던 216MW 수력발전소로,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하고 국제금융공사(IFC)가 약 4억 5,300만 달러 규모의 차입금융 패키지를 주선한 사업입니다. 이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9명이 실종자 명단에 올랐습니다. 이 일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애도를, 아직 돌아오지 못한 분들께 무사 귀환의 소식을 기다리는 마음을 전합니다.

투자자가 봐야 할 지점. UT-1에는 별도의 기후위험평가가 있었습니다. IFC의 환경·사회 검토자료는 극단적 유량과 빙하호 붕괴 가능성까지 검토한 뒤 기후변화 영향 위험을 낮게 판단했고, 1만 년 빈도 홍수를 전제로 한 보와 기초 설계를 보수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아시아개발은행의 사업 페이지에는 2025년 극한강우와 빙하호 홍수가 이미 일부 시설을 손상시키고 강의 형태를 바꿨다고 적혀 있습니다. 물론 조사가 끝나기 전에는 기준의 적절성, 적용 범위, 시공 상태, 경보 운영 가운데 무엇이 문제였는지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브리핑이 던지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기후위험평가가 있었는데도, 그 평가가 포착한 위험과 실제 피해를 만든 복합위험 사이에는 어떤 간극이 있었는가. 특정 유량을 견디는 성능과 토석류·사면 붕괴·하천 형태 변화에 대한 안전은 다르고, 완공된 보와 기초의 설계조건과 건설 중인 터널·작업장·대피체계는 다릅니다. 투자자는 감축 성과와 함께, 복합재난 속에서도 사람과 시설을 보호하고 운영을 이어갈 수 있는지를 평가해야 합니다.

왜 중요한가. 이 사고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네팔 수력발전소는 2021년, 2023년, 2024년에도 홍수와 산사태로 부서졌습니다. 같은 보테코시 수계에서는 2025년 7월에도 급류가 다리와 발전소를 쓸어 갔고, 그 뒤 정부 보고서가 국경 간 경보와 고위험 정착지 이전을 권고했지만 대부분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홍수 일주일 뒤인 9월 2일, 유엔환경계획은 지구 온도가 몇 년 안에 기후대응 목표치인 1.5도를 넘을 것이며 가장 낙관적인 경로에서도 1.8도까지 오른다고 발표했습니다.

환경과학 박사 산디프 조시는 홍수 당일 현지 언론 카트만두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기후를 전제로 나라를 짓고 있다." 그의 비판은 과거 평균값에 맞춘 설계를 겨냥합니다. 같은 골짜기에서 10년에 두 번 온 사건을 "전례 없다"고 부르는 순간 계획의 실패가 자연의 예외로 바뀐다는 것입니다. 다만 UT-1은 그 비판이 그대로 적용되는 사례는 아닙니다. 1만 년 빈도 홍수를 검토한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어려운 문제입니다. 극단값을 검토하고도 놓친 것이 있다면, 놓친 것은 물의 양이 아니라 위험의 종류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기후에서는 어떤 위험이 일상화되어 있을까요.

네팔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제가 살고 있는 캐나다의 숲은 2023년 최악의 산불 이후 2024년, 2025년, 2026년까지 4년 연속 극한 화재 시즌을 겪고 있고, 8월 초 분석 시점까지 올해 누적 소실 면적의 94%가 6월 말부터 다섯 주 사이에 탔습니다 기후과학자 지크 하우스파더는 차로 닿을 수 없는 외딴 숲의 대형 산불은 산림 관리로 막을 수 있는 종류가 아니라고 분석합니다. 결론은 한 문장으로 모입니다. 이건 정말 어려운 문제이고, 쉽게 해결될 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가 보이고 누가 보이지 않나. 라수와에 대대로 살아온 타망 원주민 공동체, 이주노동자, 짐꾼, 수력발전 노동자가 정보 체계에서 밀려났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같은 15분의 경보가 스마트폰과 차와 보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에게 같은 15분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경제학자 아스타 구라가인은 네팔이 국제사회에 요구하는 기후정의를 네팔 안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네팔 내부에서 누가 발전의 편익을 가져갔고 누가 강변과 공사장에서 위험을 졌는지를 묻지 않으면, 네팔 정부가 배출국을 향해 원조가 아니라 정의와 보상의 문제라고 한 말도 절반만 정의라는 것입니다. 네팔은 손실과 피해기금 (Loss and Damage Fund)에 12월 정례 이사회를 기다리지 말고 특별 결정을 내려 달라고 공식 요청했습니다. 미국 등이 출연을 꺼려 재원이 부족하고, 제한된 재원마저 아직 한 번도 배분된 적이 없습니다. 출연 약속과 실제 납입, 사업 승인과 지급은 각각 다른 단계입니다.

다른 쪽 이야기. 다만, 이 붕괴를 온전히 기후변화 탓으로 곧장 돌리는 것은 성급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수력이 네팔의 가장 값싼 탈탄소 경로이자 주요 전력수출 성장산업이라는 사실도 남습니다. 다만 국가 차원의 전력개발 필요가 개별 사업의 불가피성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사업별로 입지를 바꾸거나 규모를 줄이거나 대체하거나 멈추는 선택지가 열려 있습니다. 유엔환경계획도 일부 주민들은 이주를 강요받을 것이라고 인정합니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이것이 새로운 일상이라면 봐야 할 것은 이번 대응이 아니라 다음 재난 전까지 무엇이 바뀌었는가입니다. 첫째, 복구가 같은 자리에 같은 것을 다시 짓는지입니다. 네팔 정부는 티무레의 센서·카메라·위성통신을 복구해 실시간 하천정보를 다시 보내려 하고, 수력 일변도를 분산형 전원으로 보완하자는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센서의 존재보다 감시와 통신과 경보 전달이 실제로 작동했는지가 먼저 확인돼야 합니다. 둘째, IFC와 ADB가 UT-1의 평가를 어떻게 다시 읽는지입니다. IFC 자료에는 온실가스 배출 평가와 물리적 기후위험평가가 이미 따로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새 항목이 아니라, 있는 평가가 설계와 운영 중 위험관리에 얼마나 실효적으로 반영됐는지의 확인입니다.

■ ALSO — 발전 5사 통합, 재생에너지 투자의 상대가 바뀔까요

2주 전 소풍 브리핑은 재생에너지를 파는 방식이 바뀐다고 썼습니다. 발전사가 인증서를 사서 의무를 채우던 제도를 없애고, 정부가 보급물량과 입찰 방식을 정하는 장기계약 중심 시장으로 바꾼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는 파는 쪽의 상대가 바뀔 수 있는 결정이 나왔습니다. 정부는 9월 3일 공공기관 109곳을 줄이는 개혁안을 의결하면서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다섯 곳을 가칭 한국발전으로 합치기로 했습니다. 2001년 전력시장 경쟁을 위해 쪼갠 것을 25년 만에 되돌리는 것입니다. 추진방안이 의결된 것이고 세부 이행방안과 후속 절차는 남아 있습니다. 정부는 통합 재무구조로 재생에너지 투자 여력을 키우겠다고 하고, 반대편에서는 전력시장 경쟁이 약해지고 석유공사 부실을 가스공사가 떠안는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여기서 세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발전공기업 통합은 발전설비·투자·연료조달·사업개발 조직의 통합입니다. 계약시장 개편은 보급물량·입찰·의무이행·계약과 정산 주체의 설계입니다.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은 직접 PPA, 제3자 PPA, 인증서 구매, 녹색프리미엄처럼 별도의 경로로 이뤄집니다. 이번 통합 발표만으로 통합 발전사가 계약시장의 유일한 구매자가 되거나 기업 PPA 물량을 독점 배분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따져볼 질문은 넷입니다. 통합 법인의 재생에너지 투자와 조달 예산이 커지는가. 민간 개발사와 스타트업의 공동개발·실증 기회가 늘어나는가. 거래 상대가 집중되면서 협상력이나 의사결정 속도가 달라지는가. 계약시장 개편이 기업 PPA와 어떻게 병존하는가.

같은 주에 전기요금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8월 26일 공청회에서 정부와 한전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전국 11개 지역으로 나눠 가장 싼 곳은 kWh당 최대 18원 낮추는 설계안을 내놨습니다. 송전비용과 전력자급률, 균형발전 요소를 반영한 설계이고 아직 시행된 것은 아닙니다.

기업 조달의 병목이 얼마나 큰지는 한 숫자가 보여 줍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2025년 CDP 응답 자료로 36개사를 분석해 보니 한국 RE100 기업의 국내 사업장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13%인데 같은 기업의 해외 사업장은 67%였습니다. 국내 조달수단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국내 조달의 물량과 비용과 계약 조건에 병목이 크다는 뜻입니다. 값싼 지역 요금이 재생에너지 구매나 RE100 달성을 보장하지도 않습니다. 통합 발전사와 계약시장이 이 병목을 어느 쪽으로 움직이게 될까요.

■ ALSO — 제주에서 2026 기후테크 스타트업 서밋이 열립니다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제주에서 2026 기후테크 스타트업 서밋이 열립니다. 카카오임팩트와 소풍벤처스가 함께 주최하는 행사로, 창업가·투자자·정책 담당자·산업 리더가 사흘을 같은 공간에서 보내며 기후 기술의 미래를 논의하고 대안을 물색합니다. 2022년 첫 회 이후 다섯 번째이고, 올해 주제는 "Climate Runs on AI, AI Runs on Power"입니다.

소풍 View는 여름 내내 AI가 만든 전력 수요가 누구의 요금으로 가는지, 그리고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사고팔지를 다뤄 왔습니다. 서밋의 주제는 그 두 질문을 한 문장으로 통합해 제시합니다. 첫날 그랜드 키노트와 특별 대담이 같은 질문에서 시작하고, 저녁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의 격려사와 11개 기관이 함께하는 5주년 비전 선언이 있습니다. 셋째 날 "What Runs Next"에서 다음 의제를 정리합니다.

제주가 이 논의의 무대인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제주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아, 남는 전기를 버려야 하는 출력제어 문제를 다른 지역보다 먼저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다룬 산업용 지역 요금제에서 제주는 전력수급의 특수성을 이유로 유일하게 제외됐습니다. 그러나 출력제어를 줄이려면 계통과 저장설비 확충에 더해, 전기가 남는 시간대로 소비를 옮기는 가격 신호와 수요반응도 필요합니다. 제도가 아직 답을 내지 못한 문제를, 그 문제가 가장 먼저 온 곳에서 이야기하게 됐습니다.

■ THE AI LENS — 1.5도 이후의 AI

1.5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그 안에 묶기로 파리협정이 정한 목표입니다. 유엔환경계획이 9월 2일 내놓은 답은 그 선을 몇 년 안에 넘게 된다는 것이고, 초과의 크기와 지속 기간에 따라 영향과 임계점 통과 위험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남은 길은 초과 폭을 최대한 작고 짧게 만든 뒤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배출 감축이 먼저이고, 그 위에 적응과 탄소제거를 함께 키워야 합니다. 보고서는 탄소제거가 감축을 대신할 수 없으며 그 시장에 강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못 박습니다.

AI의 영향은 이중적입니다. 한쪽에서는 일부 지역의 전력수요 증가와 계통투자를 주도하는 요인입니다. 세계 배출에서 차지하는 몫은 아직 작지만 지역 계통이 받는 압력은 큽니다. 텍사스는 주지사가 지시한 데이터센터 감사가 끝날 때까지 대형 접속 승인을 멈췄고 완료 목표는 12월입니다. 메릴랜드 소비자옹호국은 지어지지 않을 수도 있는 데이터센터를 위해 미리 확보하는 전력 비용이 15년간 5억 6,20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요청된 수요가 진짜인지를 계통이 검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편, AI 인프라를 늘리는 마이크로소프트는 탄소제거 시장을 떠받치는 핵심 고객이기도 합니다. 4월 13일 기준 공개된 내구성 탄소제거 누적 계약 물량의 78.5%가 이 회사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탄소제거 기업에는 시설을 짓고 자금을 조달할 근거가 되는 장기 수요입니다. 동시에 한 구매자의 결정에 시장 전체가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신규 구매가 중단됐다는 4월 보도 이후에도 계약 발표는 이어졌습니다. 5월 바이오서크는 마이크로소프트에 7년간 65만 톤의 탄소제거 물량을 공급하는 계약을 발표했습니다. 공급기업이 공장을 짓고 운영하려면 이런 계약이 꾸준히 이어져야 합니다. 구매자의 조달 속도와 조건이 바뀔 때 공급기업의 자금 계획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소풍의 질문은 이것입니다. 탄소제거 스타트업은 특정 구매자의 조달 속도가 바뀌어도 시설투자와 운영을 이어갈 수 있는가. 구매자 다변화, 계약 해지 조건, 인도 의무, 선급금과 프로젝트금융의 연결이 실사 항목이 됩니다. 한국으로 눈을 돌리면,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회는 4월 전망 넉 달 만인 8월 20일 2040년 최대 전력수요를 다시 올려 잡았고, 상향분의 상당 부분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입니다. 최대전력은 배출량이 아니므로 이 숫자를 곧장 초과분으로 읽을 수는 없습니다. 투자 질문은 그 수요가 어떤 전력을 어떤 시간대에 쓰는가, 조달에 추가성이 있는가, 잔여배출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로 구체화됩니다.

■ THE SPEED READ

[자본]

   미래대응기금 162조, 모태펀드 1.3조 (9월 1일, 더나은미래·중소벤처기업부)

7호에서 구상으로 다뤘던 AI 초과세수의 배분이 2027년 예산안의 계획으로 확정됐습니다. 정부는 추가세수 162조 3,000억 원을 미래대응기금으로 조성해 45조 4,000억 원은 즉시 쓰고 104조 4,000억 원은 비축하며 나머지 12조 5,000억 원은 국채 신규발행 축소에 쓰기로 했고, 중기부는 모태펀드 출자를 역대 최대인 1조 3,000억 원으로 올렸습니다. 아직 확보하거나 집행한 돈이 아니라 국회 심의를 앞둔 계획이고, 모태펀드 출자는 기후테크 전용 자금과 구분해야 합니다.

[정책 · 거버넌스]

   기후위기 적응·회복력 강화법 제정 (8월 26일, 기후에너지환경부)

홍수가 난 8월 26일 국회 본회의는 기후위기 적응 및 회복력 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적응이 처음으로 독립 법률을 얻었고, 지역별 기후위험지도 작성과 공개, 취약계층 실태조사, 기후보험 개발과 보급의 법적 기반이 생겼습니다. 법이 만들어진 것이지 보험상품이 나온 것은 아니므로, 하위법령과 예산과 사업 설계가 뒤따라야 합니다.

   미주리 유권자, 데이터센터 지지한 시의원 소환 (9월 1일·4일, NYT·Examiner)

7호 AI Lens는 데이터센터 반발이 규제기관의 요금 조정으로 제도화되는 단계를 다뤘습니다. 이번에는 미주리주 인디펜던스 주민이 데이터센터 세금감면을 지지한 시의원을 2 대 1이 넘는 표차로 소환했고, 같은 주에 여러 주가 2030년 감축 목표를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목표 후퇴의 대표 사례인 뉴욕의 결정은 5월에 있었고, 원인도 데이터센터만이 아니라 에너지 가격과 연방 지원 축소, 교통·건물 부문의 감축 난도가 겹쳐 있습니다. 반발이 규제를 넘어 선거로 갔다는 것은 데이터센터 입지 실사에 지역 정치 항목이 들어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 THE PORTFOLIO LENS

네팔이 던진 질문은 달라진 기후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회복하느냐였습니다. 그 답은 감지와 데이터와 먹거리로 갈라집니다.

수도꼭지에서 지키는 물 → 지오그리드. 홍수 1주일 뒤 유니세프는 유역 일대 상수도가 마을 단위 급수시설부터 광역망까지 무너져 안전한 식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고, 네팔 대표 앨리스 아쿤가는 이 지역의 모든 부모가 하루에도 몇 번씩 '어디서 물을 구하고, 아이에게 줘도 안전한가'를 따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UNICEF). 재난이 지나간 뒤에도 물은 정수장이 아니라 사람에게 닿는 마지막 구간에서 안전이 갈립니다. 지오그리드는 건물 입수부 한 곳에 정수 설비 BLOS를 두어 탁도·철·세균 등 수질을 상시 감시하고, 화학약품 없는 이온화로 배관을 관리합니다. 수원이 변해도 쓰는 물의 신뢰는 지키는 적응 자산입니다.

위험원에서부터 감지하기 → 어스에이트. 네팔이 티무레에서 복구하려는 것은 센서·카메라·위성통신과 실시간 하천정보 전달입니다(BIG STORY). 빙하 붕괴를 미리 예측하는 체계와는 다릅니다. 어스에이트는 AI로 도로 위험기상을 감지하고 예측합니다. 산악 사면 감시로 확장할 수 있다고 읽혀서는 안 됩니다. 물어야 할 것은 경보가 도로 통제와 대피 행동으로 이어지는 대응 체계가 있는가입니다. 네팔에서 문제가 된 것도 센서의 유무보다 감시와 통신과 전달이 작동했는가였습니다.

보험이 설 자리를 만드는 데이터 → 트랜스파머. 로이터는 남아시아의 낮은 보험 침투율을 짚으며 지표 기반 보험이 히말라야 재난의 다음 과제라고 썼고, 유엔개발계획의 네팔 진단은 취약가구 맞춤 보험이 없는 이유로 데이터 부족을 꼽습니다. 트랜스파머는 위치 기반으로 농지를 분석하고 거래와 금융을 붙이는 플랫폼입니다. 한국의 새 기후적응법이 정부에 기후보험 개발과 보급을 맡긴 지금, 필지 단위 위험 데이터를 가진 쪽이 그 보험의 설계 상대가 됩니다.

날씨에서 분리된 먹거리 → 팜360닷에이아이는 모듈형 재배환경 제어와 공조 기술로 실내 농장을 만듭니다. 외부 기상 노출을 줄이는 것은 적응의 편익이지만 기후에서 분리된 자산은 아닙니다. 전력비와 정전과 설비투자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물어야 할 것은 그 편익이 이 위험을 상쇄하는가이고, 답은 회사가 생산하는 작물과 납품 시장과 생산 안정성에서 나옵니다. 네팔에서 발전소가 먼저 멈춘 것을 떠올리면 실내 농업의 회복력이 무엇에 기대고 있는지 분명해집니다.

■ WHAT TO WATCH

   9월 10~12일 2026 기후테크 스타트업 서밋, 제주. AI가 만든 전력 수요와 그 비용의 배분을 한국 기후자본이 어떤 언어로 다루게 될까요? 그 결과는 다음 호에서 자세히 전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문과 관련한 다양한 피드백을 환영합니다.

이번 호를 끝으로 이 브리핑은 월간으로 바뀝니다. 다음 호는 10월 8일에 보내드립니다.

Sopoong Ventures Editorial | September 8, 2026

본 브리핑은 Sopoong Ventures의 내부 의사결정 및 포트폴리오 회사의 전략 수립을 돕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모든 의견은 공개 정보 기반이며, 기관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제작, 편집 및 큐레이션: 박윤중 (Research Fellow, Sopoong Ven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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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벤처스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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